아직 29개월이지만 연나이로는 4살이다보니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뮤지컬을 보러가고는 한다. 하지만 저번에 전쟁기념관 갔을 때 어둡고 큰 대포소리에 놀래서 뒷걸음치는걸 본데다가 낯선 곳은 엄마랑 먼저 경험해야 두려움이 덜 생기지 않을까 싶어 단체 뮤지컬 관람은 참여하지 않았었다.
뮤지컬을 보기엔 아직도 어린 것 같고, 내용을 이해 할 수는 있을지 즐겁게 볼지 여러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더 어린 아이들도 뮤지컬을 잘 본다는 후기를 보고 어린이날을 맞아 첫 뮤지컬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처음에 생각한 뮤지컬을 아무래도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면 반길 것 같아서 아기상어나 타요로 생각했다. 아기상어는 서울 공연이 끝난지 오래였고, 타요는 아차산역까지 가야해서 예매했다가 취소했다. 뮤지컬은 더 커서 볼까 하다가 어차피 어딜가나 사람이 붐길테고 제대로 못 놀 바에야 각자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보는게 제일 쾌적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위치와 주제 모두 적당한 뮤지컬을 찾은 것이 바로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 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문화홀이라 집이랑 많이 안 멀고 가격도 많이 안 비싸서 마음에 들었다. 내용도 유명한 동화라 그래서 괜찮겠지 싶었고 동물들이 나오니 잘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장소는 매우 만족이었고 뮤지컬 내용은 그저 그랬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문화홀은 생각보다 홀이 크지 않았다. 앞에 4-5열 정도가 일반 의자이고 그 뒤로 A열부터 극장식 의자이다. 앞자리가 모두 차 있었던데다 단차가 없다 그래서 C열에서 봤는데 너무 멀지도 않고 딱 괜찮았다. 바닥에 일반 의자에 앉았더라면 올려다보는 구조여서 별로였을 듯 싶다. 아기방석이 갖춰져 있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엄마 무릎에 앉아서 보겠다고 해서 자리하나는 비워 둔 채로 봤다. 10층에 식당가도 함께 있어서 뮤지컬 관람 후 바로 밥 먹기에도 좋았다. '국수본가'에 가서 갈비와 밥을 먹였다. 가위와 집게도 챙겨주셔서 아기가 먹기 좋게 고기를 잘라 줄 수 있었다. 엔제리너스도 같은 층에 있어서 뮤지컬 보기 전에 간식 먹을 수도 있었다.
뮤지컬 내용은 재밌게 보고 싶어서 일부러 동화 내용을 보지 않았다. 55분정도가 공연 시간인데 동화 내용은 뒤에 절반정도 시간인 것 같고 도입부분이 길어서 좀 지루했다. 대사도 많고 생각보다 말도 빨리하신데다 유머러스한 대사들은 성인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뮤지컬인데 노래가 거의 없어서 그냥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
주요 내용인 두더지가 자기 머리에 있는 똥이 누구의 것인지 찾아가는 내용은 다양한 동물들이 나와서 재미있게 보았다. 우리 아기도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얼룩소가 나왔던 부분이라고 했다. 평소에 얼룩소를 좋아해서 그런가보다. 처음이라 그런지 약 1시간 내내 양손으로 엄마손을 꼭 붙들고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관람했다. 암전 될 때도 아예 깜깜해지는게 아니라 레이저쇼 처럼 무언가 움직이는 빛들을 틀어주기도 한다. 그래서그런지 우리 아기도 깜깜해져도 울거나 놀래지 않았다. 큰소리에도 깜짝 놀라 발을 들긴 했지만 나가자고 하지 않고 1시간 진득하게 앉아서 보았다.
좀 더 신나고 밝은 분위기에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로 종종 같이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지루해하므로 안 데리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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